분류 전체보기209 작은 눈짓 한 번에 큰 감동 받은 날 “선생님, 저 오늘 가족들이랑 저녁 먹고 가서, 학원차 안 타요. 그리고 30분 정도 늦을 것 같아요.” 학원에서 아이들 출결을 관리하다보니 이런 류의 연락을 매일 받는 편이다. 올해 고 2가 되는 S의 전화를 받은 나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가족들이랑 외식? 밥 먹고 와? 맛있는 거 먹겠네? 선생님도 배고프니까 내 몫으로 두 숟갈 정도만 포장해 와.” 당연히 농담이다. 이 농담이 지향하는 바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말도 안되는 황당한 제안을 했을 때 이 녀석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 보는 재미고, 두 번째는 내 부탁에 어쩔 줄 몰라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는 재미다. 하지만 S는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오는 내 농담을 많이 받아 본 녀석이라서 이런 식의 말장난을 받아치거나 빠져나가는 것에 능숙한.. 2021. 2. 18. 숨까지 참아가며 하게 되는 어드벤처 공포 게임 <리틀 나이트메어2> 솔직 후기 2017년에 출시된 Tarsier Studios의 Little NightMares는(이하 리나메) 공포 어드벤처 게임이다. 노란색 우비를 뒤집어쓴 주인공 ‘식스’가 모든 것이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거대한 선박에서 탈출하는 것이 주된 줄거리인데, 작고 귀여운 느낌의 ‘식스’를 제외하고는 배경으로 등장하는 선박이나 식스를 쫓는 존재들 모두가 기괴하고 소름 끼치며 흉측한 모습을 띄는 것이 특징이었다. 귀여움과 기괴함의 공존...얼핏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지만 이 둘의 상반된 분위기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스테이지, 몰입감을 더하는 사운드와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리나메를 개성 있으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갖춘 작품으로 만들어줬다. 리나메는 다른 공포 게임들처럼 사용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대신 숨 쉬는 것을 잠시 잊게 .. 2021. 2. 15. 일상이 고단하다고 느껴질 때 따뜻한 위로를 주는 영화 <어바웃 타임>리뷰 볼거리가 많거나 흥미진진한 것도 아닌데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져서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은, 휴식처럼 느껴지는 영화가 있다. 2013년에 개봉한 영국 영화 어바웃 타임이 내게는 그런 영화 중 하나다. 평범하지만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팀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집안의 남자들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황당한 농담 같은 말이었는데, 팀의 아버지는 진지했고, 그 말은 사실이었다. 결국, 아버지가 알려 준 방법으로 시간 여행을 시도해 본 팀은 자신이 놓치거나 실수한 순간들을 되돌릴 수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날부터 자신의 실수를 바로 잡거나 첫눈에 반한 메리와 사귀기 위해 시간 여행을 사용하게 된다. 팀 집안 남자들의 시간 여.. 2021. 2. 10.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이제 SF까지? Netflix <승리호> 리뷰 1, 2년 전인가? 예고편을 봤을 때 솔직하게 말하자면 기대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이나 같은 작품으로 헐리우드의 전유물 같던 좀비물, 괴수물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국내 영화 산업의 저력은 인정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물은 너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의 전작들도 내게 그다지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기에 는 더욱더 기대하기는 힘든 영화였다. 그런 이유들로 오만방자하게 예고편도 보지 않은 나는 '보나마나 우주 배경 조금 보여주고, 게임 트레일러 같은 우주 비행 조금 끼워 넣고, 누가 봐도 티가나는 특수효과 몇 분 집어넣고는 엉성한 세트로 만든 우주선 안에서 배우들이 말싸움이나 몸싸움 보여주는 무늬만 우주 SF겠지 뭐'라고 생각했었다. 그.. 2021. 2. 6.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