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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일상이 고단하다고 느껴질 때 따뜻한 위로를 주는 영화 <어바웃 타임>리뷰

by R첨지 2021.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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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거리가 많거나 흥미진진한 것도 아닌데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져서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은, 휴식처럼 느껴지는 영화가 있다. 2013년에 개봉한 영국 영화 어바웃 타임이 내게는 그런 영화 중 하나다. 

 

 

 평범하지만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팀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집안의 남자들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황당한 농담 같은 말이었는데, 팀의 아버지는 진지했고, 그 말은 사실이었다. 결국, 아버지가 알려 준 방법으로 시간 여행을 시도해 본 팀은 자신이 놓치거나 실수한 순간들을 되돌릴 수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날부터 자신의 실수를 바로 잡거나 첫눈에 반한 메리와 사귀기 위해 시간 여행을 사용하게 된다. 

 

 팀 집안 남자들의 시간 여행은 몇 가지 제약이 있다. 아무 시간대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기억하는 그 시절의 상황으로만 이동이 가능하며 어두운 공간에서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만 보면, 다른 시간 여행을 다룬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구의 운명이 걸린 대단한 위기의 상황이나 사고, 재난 등을 막기 위해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는 역동적인 영화일 것 같지만, 어바웃 타임은 그런 영화들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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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은 사랑하는 메리에게 실수한 것을 되돌리기 위해, 프러포즈를 좀 더 로맨틱하게 하기 위해, 혹은 보고 싶은 사람을 보러 가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서 시간 여행을 통해 매 순간이 주는 소중함을 알게 된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시간 여행이라는 설정이 만들어내는 장면이 주는 재미에 만족했었다. 그러나 한 번 두 번 다시 볼 수록 처음 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장면이나 대사에서 이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날에 결혼식 파티를 하면서도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팀이 가족들에게 메리를 처음 소개하자 따뜻하게 대하는 장면, 팀이 힘들고 바쁘고 평범한 하루를 마친 후에, 시간여행을 이용해 다시 똑같은 날을 반복했을 때 미소가 담긴 눈빛 한 번, 따뜻한 한 마디의 말만으로도 전혀 다른 하루를 보내는 장면들은 일상의 고단함에 지친 내게 위로가 되는 동시에 큰 울림을 주는 조언으로 다가온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별 감흥 없이 하루하루에 쫓기듯 살아가지만 자신의 집에서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 가족들과 밥을 먹고 각자의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차를 마시고,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간절한 소망이자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값진 순간들이다. 

 

 우리들은 마스크 없이 외출을 할 수 있고, 사람들과 마구 부대낄 수 있고, 누군가 기침을 하면 두려워하는 대신 감기 걸렸냐며 걱정을 먼저 할 수 있었던 일상들이 코로나 19라는 전례 없는 재난을 통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깨닫고 있다. 그러니 매일이 똑같은 일상이 지겹다고 느껴지거나 힘들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어바웃 타임>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일상적인 순간들이 조금은 더 소중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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