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54 흑채는 위험해 애처롭고 빈약한 머리숱을 가려보겠다고 종종 흑채를 사용할 때가 있다. 뿌린 날과 안 뿌린 날의 자존감 크기 차이가 제법 크기에 흰 옷을 입거나, 비나 눈이 오는 날, 그리고 모자를 쓰는 날이 아니면 자주 뿌리고 다니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 즐겨 사용하던 블랙 몬스터 흑채를 모두 사용해서 네이버 페이를 이용해 흑채 하나를 구입했다. 수요일 오후에 주문을 해서 금요일 오후에 상품이 도착했고, 토요일 오전에 외출을 하기에 앞서 모자를 쓰고 나갈까, 혹은 택배로 받은 흑채를 처음으로 사용해 볼까 잠시 고민했다. 잠시 고민했지만 마침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어서 흑채를 사용하로 마음 먹고 택배 상자를 개봉했다. 다른 회사의 제품은 아직 사용해 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지만 블랙 몬스터의 흑채는 처음에 뚜껑을 연다고 .. 2022. 5. 30. 코로나(ing) 리뷰 남들 다 걸려도 나는 뭔가 안 걸릴 것 같던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일요일 밤에 목이 살짝 간지럽길래 '설마?'했지만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불편한 건 더 심해졌고, 기침까지 나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단순 감기일거라 생각하며 자가 진단을 해봤다. 붉은 색 한 줄만 나오는 것을 보고, '역시 나는 무적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동생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무용담처럼 메시지로 보냈다. 그러자 동생은 혹시 모르니까 목에도 자가키트 한 번 해보길 권했고, 바이러스에 대한 내 면역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나는 이것봐라 역시 음성이지 라고 말할 생각으로 목구멍 깊숙하게 면봉을 찔러 넣었다. 물을 마시며 테스트기를 쳐다봤는데, 역시나 붉은색 한 줄만.. 2022. 4. 13. 5555원과 4444원 통장 감정을 구체적인 수치...그것도 단순한 숫자가 아닌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아, 기분 너무 좋다!" 대신 "오아! 이거 먹으니까 23,700원 정도로 기분 좋아진다." 라고 하면, 함께 맛을 본 친구가, "그래? 난 그정도는 아니고 8,620원 정도의 맛인 것 같은데?" 라든가, 지치고 힘든 날에 한숨을 내쉬면서, "후...오늘 5만원 4천원 어치 스트레스 받네?" 라고 하면서 말이다. 유투브 콩트로 나오면 공감하며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긴 하겠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에 나는 숫자와 계산에 치를 떠는 문과 출신이라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기분이 좋은 일이 생겨서 입가에 웃음이 떠날 줄 모르는 일이 생기거나 반대로 평소 입에 담기 싫어하는 욕설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나.. 2022. 3. 22. 내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집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12시 40분 쯤 출근하면, 퇴근하는 10시까지 세 번에 나눠서 몰려오는 정신없는 일의 파도가 친다. 전반적인 관리 업무와 수업을 동시에 맡고 있다보니 아이들의 출결과 운행을 챙겨야 하고 혹시 변동 사항이 있거나 잘못되는 부분이 있으면 운행 기사님과 학부모님, 혹은 아이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첫 번 째 파도는 초등부 수업이다. 초등부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매력과 개성이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지만 몇 십명의 아이들이 나를 바라보며 동시 다발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어디 앉아요?, 화장실 가도 돼요? 물 마셔도 돼요?, 영어 언제 해요? 이거 모르겠어요. 집에 언제 가요?…”등등 끝도 없는 질문과 요청을 쏟아내면, 아이들에 대한 애정은 나의 시험에 .. 2022. 1. 27. 이전 1 2 3 4 5 6 7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