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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52

영화를 좋아하게 된 이유 기억이 정확하다면 난 초등학교, 아니 당시엔 국민학교였다. 아무튼 1학년이었던 8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지금이야 영화를 볼 수 있는 매체와 방법이 무궁무진하지만 그 때는 일반적인 가정집에서 영화를 보려면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던 비디오 대여점에서 영화를 빌리거나 토요일 밤에 방영되던 주말의 명화나 토요 명화를 보는 수 밖에 없었다. 가끔 비디오 가게에서 후레쉬맨 같은 걸 빌려 볼 때 말고는 당시의 내가 영화를 보는 주된 매체는 ‘토요명화’와 ‘주말의 명화’가 전부였다. 토요일 밤 9시 뉴스와 스포츠 뉴스까지 끝나고 9시 50분 정도가 되면 시작되는 영화 감상 시간은 항상 엄마와 함께 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영화보다 엄마와 함께 빵이나 과자를 우유와 함께 먹으며 성우들이 더빙한 영화를 보던 그 시간을 .. 2022. 8. 7.
어쩌다 글 쓰는 게 좋아졌을까? 나는 글을 쓰는 게 좋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아닌 싸이월드로 온라인 소통을 대신하던 스물 네 다섯 살 쯤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모임을 갖는 일명, ‘반창회’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몇 년 동안 서로 왕래가 없었던 친구들과 한 자리에 만날 수 있게 하는 주도하는 역할은 동창들 연락처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친구가 맡았다. 그래서 대부분 그 일은 내가 했다.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아내는 것은 SNS가 유행하기 전엔 당시에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당시에는 ‘아이러브스쿨’ 같은 동창 커뮤니티도 유행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끝까지 연락이 닿지 않거나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오는 친구들을 제외하고도 열 명 남짓한 동창들이 참석의 뜻을 밝히면, 모임 .. 2022. 8. 3.
흑채는 위험해 애처롭고 빈약한 머리숱을 가려보겠다고 종종 흑채를 사용할 때가 있다. 뿌린 날과 안 뿌린 날의 자존감 크기 차이가 제법 크기에 흰 옷을 입거나, 비나 눈이 오는 날, 그리고 모자를 쓰는 날이 아니면 자주 뿌리고 다니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 즐겨 사용하던 블랙 몬스터 흑채를 모두 사용해서 네이버 페이를 이용해 흑채 하나를 구입했다. 수요일 오후에 주문을 해서 금요일 오후에 상품이 도착했고, 토요일 오전에 외출을 하기에 앞서 모자를 쓰고 나갈까, 혹은 택배로 받은 흑채를 처음으로 사용해 볼까 잠시 고민했다. 잠시 고민했지만 마침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어서 흑채를 사용하로 마음 먹고 택배 상자를 개봉했다. 다른 회사의 제품은 아직 사용해 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지만 블랙 몬스터의 흑채는 처음에 뚜껑을 연다고 .. 2022. 5. 30.
코로나(ing) 리뷰 남들 다 걸려도 나는 뭔가 안 걸릴 것 같던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일요일 밤에 목이 살짝 간지럽길래 '설마?'했지만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불편한 건 더 심해졌고, 기침까지 나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단순 감기일거라 생각하며 자가 진단을 해봤다. 붉은 색 한 줄만 나오는 것을 보고, '역시 나는 무적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동생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무용담처럼 메시지로 보냈다. 그러자 동생은 혹시 모르니까 목에도 자가키트 한 번 해보길 권했고, 바이러스에 대한 내 면역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나는 이것봐라 역시 음성이지 라고 말할 생각으로 목구멍 깊숙하게 면봉을 찔러 넣었다. 물을 마시며 테스트기를 쳐다봤는데, 역시나 붉은색 한 줄만.. 2022.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