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54

201017 토요일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꿈을 꾸다가 새벽 4시 쯤 잠에서 깼다. 금새 다시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그러더니 이내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원인 모를 두통이 종종 찾아오는데 아무래도 아이들 시험에 대한 걱정과 몇 주 째 쉬지 못한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까 한다. 집에 있는 두통약을 먹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아플 때마다 약에만 의존하기 싫다. 결국 해가 완전히 뜰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뜬금없이 쿵푸허슬의 결말 부분 전투 장면이 보고 싶어져 아이패드를 들어 넷플릭스 아이콘을 터치했다. 눈을 뜬 걸로 치면 자기 개발서의 주인공들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지만 몸을 일으켜서 본격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기상은 10시에 했다. 어제 먹고 남은 된장찌개와.. 2020. 10. 19.
백종원 요리 영상의 친절함 다소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자신의 주방에서 누군가 뭔가를 만드는 것을 자신의 작업 공간을 망가트리는 것처럼 불편해하시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필자는 자연스럽게 주방에 갈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요리와는 담을 쌓고 자랐다. 주방과 나의 거리가 얼마나 멀었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계란 프라이나 라면쯤은 만들 수 있었지만 전기 밥솥으로 밥을 하기 위해 물을 얼마나 맞춰야 하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직접 그럴듯한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몇 해 전에 나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프로에서 처음 본 백종원 선생님(난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다)이 칼로리 폭탄 토스트나 두부를 갈아 만든 콩국수, 깻잎으로 만드는 모히또 등을 만드는 장면을 본 덕분이었다. .. 2020. 10. 10.
낯설음에 다가가기 엄청나게 바쁘거나 각박하게 살아온 것도 아니었지만 나는 30대 중반까지 혼자서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친구나 가족들과 놀러는 다녀봤다. 하지만 그것은 ‘여행’이 목적이 아닌 술 마시고 물놀이하고 다 같이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유흥’이 목적이었다. 어딘가를 목적지로 정해놓고, 그곳에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본 진정한 여행은 그때까지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바쁘거나 여건이 되지 않아서 못 가봤다기보다는, 그런 여행의 필요성을 몰랐기에 안 가봤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보고, 혼자 떠나는 여행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됐다. 영화는, 소심하고 평범한 중년의 남자 ‘월터 미티’가 회사의 기념비적인 필름을 분실하.. 2020. 10. 6.
전자책의 장점 세 가지 나는 평소 전자책을 즐겨 읽는다. 그래서 정기구독처럼 매 달 1만 원씩 자동이체를 걸어놓고,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읽고 싶은 책이나 만화책 따위를 고르는 것을 월례 행사처럼 즐긴다.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읽어보고 싶지만 소장까지는 하고 싶지 않은 작품은 대여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월 만원의 금액으로도 제법 여러 권을 책을 읽을 수 있다. 행여라도 읽을 만한 책이 없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 달에 사용하지 못한 금액을 다음 달로 이월시켜 좀 더 여유 있는 금액으로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전자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종이책이 주지 못하는 대체 불가능한 장점들이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위에 나처럼 전자책을 이용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전자.. 2020.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