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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인생 첫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 Oculus Quest 2

by R첨지 202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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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VR기기 체험을 하거나 VR기기로 게임 게임을 하는 걸 여러 차례 봐왔지만 딱히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다. 체험부스나 VR기기를 제공하는 멀티방 같은 곳에서 누가 사용했는지도 알 수 없는 땀범벅이 된 VR기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남들 구경거리가 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화면 송출을 통해서 본 그래픽이나 효과들이 아직은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에 페이스북에서 출시한 오큘러스 퀘스트2가 유투브 썸네일에 자주 노출되길래 호기심에 알아보게 됐다. 다양한 유투버와 블로거, 기자들은 오큘러스 퀘스트2에 대해 놀라운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무선 지원에 스펙도 훌륭한데, 비슷한 성능, 혹은 오큘러스 퀘스트2 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는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봤을 때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뭐 얼마나 가격이 저렴하길래 저러나…?’라는 생각에 무심코 아마존 직구 사이트에 가서 가격을 보니 64기가의 기본 용량 모델의 가격이 40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이었다. 다른 VR기기들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으니, 오큘러스 퀘스트2가 성능이나 구성을 따져봤을 때 다른 제품에 보다 저렴하다는 체감이 오진 않았지만 저렴해도 60만원은 거뜬히 넘겠지라는 짐작했던지라 예상보다 20만원이나 착한 가격에 잠시 현혹되어 구매 버튼을 누를 뻔 했다. 

 

 하지만 무슨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그 때마치 문자로 카드 명세서가 날아왔고, 명세서 내역을 보니, 전에 차 수리를 위해 결제했던 할부 건과 보일러 구매 할부 건의 할부 기간이 끝나 있었다. 자고로 할부 내역이 있어야 근로 의욕이 샘솟고, 출근에 대한 거부감과 퇴사에 대한 유혹을 잘라낼 수 있기에 나는 불가피하게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2주가 지나서 오큘러스 퀘스트2를 받았다. 착용감과 무게는 일단 만족스러웠다. 태어나서 VR을 처음으로 해보는거라 전원을 킬 때는 알 수 없는 떨림까지 느껴졌다. USB-C 타입 충전기로 어느 정도 충전을 한 본체 전원을 키고 본체를 뒤집어 쓰자 입에서 저절로 우아 소리가 나왔다. 그제서야 그동안 이걸 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호들갑들을 떨었는지 알게 된 것이다. 

 

나는 분명 VR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픽도 실사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완벽하다고 할 순 없었지만 금방이라도 손 내밀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다양한 주변 경관이나 사운드들은 내 감각을 모두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에 온 몸의 감각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페이스북 아이디로 접속해서 전용 마켓을 통해 다양한 게임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유료도 있고, 무료도 있다.) VR을 즐길 수도 있고, 와이파이를 통해 원격으로 PC에 접속해 스팀 VR게임들을 플레이 할 수도 있다. 

 

 

 다만, 와이파이로 구동이 되다보니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선 와이파이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점, 배터리 용량이 너무 작아서 두 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면 이내 충전을 해야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다른 게임들보다 몰입도가 월등하게 높은 VR의 특성상 몇 시간 내내 플레이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배터리와 관련한 단점은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넘사벽 수준의 완벽한 VR 기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VR을 즐겨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오큘러스 퀘스트2는 가격대비 성능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입문 기종이 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방이나 거실 한 가운데 엉거주춤 서서는 “우아, 여기 바다야!”라고 소리치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의 모습을 보는 것은 VR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볼 거리를 만들어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신문물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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