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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에어프라이어로 감자튀김 만들기 도전

by R첨지 202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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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감자로 만든 모든 음식들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순위에 올릴 수 있는 음식은 감자튀김인데, 감자 튀김을 먹고 싶어 햄버거 세트를 시킬 때도 있을 정도로 감자 튀김을 좋아한다. 

 

 그러다 오늘 장을 보던 중에 어쩐지 내가 원하는 양만큼의 대용량 감자 튀김을 직접 만들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집에는 얼마 전에 사놓고 아직 성능 테스트를 해보지 못한 채칼도 있고, 에어프라이어도 있으니 약간의 시간과 수고만 투자하면 맛있는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엄청난 요리 고수는 아니지만 간단한 찌개나 반찬, 찌개를 포함해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열 가지가 넘으니 양념이나 복잡한 조리가 필요없는 감자튀김 쯤은 뚝딱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마트에서 적당한 크기의 감자 세 개를 사고 먼저 한 일은 인터넷에서 레시피 찾아보기였다. 역시나 만다는 방법은 간단했다. 감자를 원하는 크기로 잘라서 찬물에 담가 전분을 빼주고 키친 타올로 물기를 제거한 후 비닐팩에 올리브 오일 그리고 약간의 소금과 함께 섞어서 에어프라이어에 익혀주면 완성이었다.

 

 

 요리할 때 칼질이 서투른 탓에 어쩌다 한 번씩 채썰거나 다져야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최근에 인터넷으로 사 둔 채칼이 있었는데 희안하게도 막상 사놓으니 한동안 쓸 일이 안 생기다가 오늘에서야 감자튀김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게 돼서 기분이 좋았다.

 

완성도 안됐는데 맥주부터 준비하기

 

 아무튼 감자 껍질을 벗기고, 채칼 중에서 제일 굵기가 굵은 날을 끼워 감자를 채썰기 시작했다. 사놓고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채칼이 잘 될까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이 성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채칼이 없었다면 10분도 넘게 걸렸을 감자 손질을 3분만에 마치고 찬물에 담가 전분을 제거했다.

 

 

 전분이 충분히 빠진 것처럼 보일 때 물기를 닦아내기 위해 키친타올에 올려두고 위에도 덮어주면서 건조까지 시킨 후에 비닐팩에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넣어 잘 섞일 수 있게 흔들어줬다. 여기까지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모든 준비를 마친 감자를 에어프라이어에 넣을 때, 채 썬 감자 세 개를 한 번에 튀기기에는 양이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집에 있는 에어프라이어는 10리터 용량인데도 감자를 바닥에 깔았더니 절반 정도의 양이 남았기 때문이다. 번거롭지만 두 번에 나눠서 튀길까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재료의 두께가 두껍지 않으니 양이 좀 많더라도 한 번에 익히기로 했다. 빨리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신 중간에 한 번 감자를 뒤집어서 골고루 익을 수 있게 해주기로 했다.

 

 계획과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결과물은 골고루 익지도 않았고, 감자 튀김의 식감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소금간이 너무 돼서 짜기도 했다. 설레발치며 미리 딴 캔맥주에 몇 개 집어 먹다가 너무 짜서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남겨야 했다. 

 

 

 결국 다음 날 밥 반찬으로 먹어야 했다.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바닥으로 추락해서 납작해지는 것 같았다. 다음 번엔 감자의 양도 줄이고, 소금도 줄여야겠다. 그리고 에어프라이어에 넣었을 때 한 번에 골고루 익힐 수 없을 것 같으면 반드시 두 번에 나눠야겠다. 감자 튀김을 잔뜩 쌓아놓고 원하는 만큼 먹으려 했던 계획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배운게 있으니 나름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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