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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동안

<링피트 어드벤처>로 홈트하기-15일차-

by R첨지 2020.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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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 중에 가장 운동을 하기 싫은 날은 월요일이다. 주말이 끝난 아쉬움이 커서인지 무기력하기도 하고, 비슷한 강도로 운동을 해도 뭔가 다른 날보다 훨씬 더 힘들고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도 링피트 어드벤처 내에서 운동 강도를 올린 건 좋은 선택이었다. 운동 강도를 올리기 전보다 훨씬 더 제대로 운동을 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 시간이 10시 40분이었는데, 손 씻고 양치하고, 옷만 갈아 입은 채로 곧장 운동을 했다. 그렇지 않고 잠깐 소파에 앉아서 쉬다보면 또 한없이 늘어지며 의미없는 시간을 한참 보내고나서 자정이 30분 쯤 남았을 때 부랴부랴 촉박하게 운동을 마치고 후회할게 뻔하다. 닌텐도 스위치를 키고, 허벅지 밴드와 링콘을 준비하는 과정만 거치면 곧바로 링피트 어드벤처를 시작할 수 있다.

 

 

 링피트 어드벤처를 하는 동안 월요일 디버프 때문에 몸이 다른 날보다 조금 더 무거운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수월했다. 레벨은 하루에 2씩 꾸준히 오르는 것 같다. 코스 중간중간 물도 마시고, 미브리씨의 동작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호흡 하나하나 신경 써서 운동을 한 덕분에 운동을 마치고나서는 온 몸이 기분 좋은 통증과 땀으로 범벅이 됐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스킨과 로션까지 바르니 월요일 디버프가 말끔히 사라졌다. 잠이 잘 올 것 같았다. 

 

 사실 꼭 월요일라서가 아니라 오늘은 지치고 힘든 날이었다. 일도 많았고, 복잡하고 정신없어서 짜증도 났었고, 저녁 먹은 게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해서 고등부 시간에는 수업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속으로 얼마나 짜증을 냈는지 모른다. '이제 겨우 월요일 하루 지났는데 주말은 또 언제 오나? 아, 주말 와도 참 보강하지? 그럼 이제 내가 쉴 수 있는 주말은 12월 말까지 기다려야 하는구나...으, 지친다…' 등등의 생각을 몇 번씩이나 한 것 같다.  

 

난 미브리씨가 이런 자세로 축하해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그래도 퇴근하고 집에 와서 이렇게 운동도 하고, 내일 먹고 나갈 밥물을 씻어 담그고, 소파에 앉아 가디언 테일즈를 조금 하며 쉴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 같아 기분이 한결 나아졌기 때문이다.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일찍 잘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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