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조리법, 속이 꽉 차는 든든함과 얼큰함이 매력. 추워지는 요즘 날씨에 딱 어울리는 맛!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그 좋아하던 밀가루 음식을 거의 안 먹게 됐다. 뭐 꼭 다이어트 때문만은 아니고 건강 관리를 위해서이기도 한데, 어찌되었던 밀가루 음식을 멀리하기 시작한 게 벌써 5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렇다고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주에 운동이나 산책을 많이 했다싶으면 틈틈이 빵이나 쿠키, 라면 등을 적당량 먹으며 밀가루를 향한 욕구를 충족시키곤 하니까…
아무튼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이라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한 주도 절반 이상 지나가 ‘어서 주말이 왔으면…’하는 마음에 싱숭생숭하기도 했으며, 일도 정신없이 바빠서 저녁을 먹었는데도, 퇴근 때 출출해서 뭔가 얼큰하면서도 든든한 뭔가를 먹고 싶어지는 그런 날. 처음엔 뭘 시켜 먹을까 했었다. 그래서 퇴근하기 전부터 배민 앱을 열어 이것저것 검색해봤으나 딱히 마음에 드는 음식이 없어 직접 재료를 사다가 만들어 먹기로 했다. 문제는 뭘 만들어 먹느냐인데, 며칠 전부터 매운 라면도 먹고 싶었고, 얼큰하면서도 부드러운 순두부도 먹고 싶었다. 그래서 라면에 순두부 넣어 먹음 이상하려나 하며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인터넷에서 열라면이나 틈새라면에 순두부를 넣어 만드는 레시피가 유행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낸 음식의 조합이 인터넷에서 이미 유행이라니...이 세상에 이제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맞나보다.
아무튼 더 고민할 것도 없이 퇴근하자마자 마트로 달려가 순두부와 틈새라면을 샀다. 파도 좀 사서 넣을까했으나 라면에 넣을 양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듬어서 보관해야하는게 번거롭게 느껴져서 그만두기로 했다. 집에 와서 간단하게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물이 끓기 시작하자 순두부부터 넣은 후, 분말스프와 건더기 스프를 넣고, 면까지 넣어서 순식간에 끓여냈다. 계란도 넣어야지 하고 꺼내놨는데, 예상보다 맛있어보이는 비쥬얼에 현혹되어 넣는 걸 깜빡했다.
완성된 순두부 틈새라면은 내가 딱 상상하고 원하고 기대하던 그 맛이었다. 속이 후련하다 싶을 정도로 얼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하게 배를 채워주는 맛. 면을 다 먹고 국물에 섞인 순두부를 국물과 함께 먹으니 순두부찌개를 먹는 기분이었다. 계란 넣는 것을 잊어버린 게 먹는 내내 아쉬웠지만 투덜투덜하면서도 밥까지 말아서 깔끔하게 냄비를 비워냈다. 순두부 틈새라면은 식사 메뉴로도 훌륭하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술 안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번엔 해물이나 버섯처럼 다양한 재료를 더 넣어서 제대로 된 요리처럼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그 때는 내가 반드시 계란 넣는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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