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나고 제천으로 돌아가기 위해 네비게이션을 확인해보니 고속도로 경로로 2시간 조금 넘게 찍혔다. 오전 9시에 출발하면 느긋하게 가도 12시 전에는 도착할 수 있는데다, 점심을 먹으면 일요일의 절반 정도를 쉴 수 있기에 괜찮은 일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헌데 평소 아침도 먹지 않는 편인데 어쩐 일인지 견딜 수 없는 허기가 찾아왔다. 대구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가도 되지만 한적한 식당에서 주차 걱정 없이 따뜻한 밥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대구 바로 위쪽에 있는 군위에 추억의 도시락을 파는 [마중]이란 이름의 맛집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침, 앞만 보고 계속 빠르게 달려야하는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싶지도 않았고, 메뉴도 취향에 맞아서 네비게이션의 경로 설정을 무료 도로로 해놓고 군위로 이동했다. 가을 단풍이 멋지게 올라오는 국도를 달려 대구를 벗어나보니 화본역 근처 근위 농협 하나로 마트 근처에 단층 건물에 있는 [마중]이 보였다.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부에 들어가보니 왼편에 카운터가 보이고, 오른편엔 손님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나타났다. 키오스크로 주문이 가능하며 주 메뉴는 비빔밥, 떡볶이, 어묵, 추억의 도시락, 비빔 만두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내부가 엄청 넓거나 현대화 된 느낌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마중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었지만 혼자 방문한데다 음식을 남기고 싶지도 않았기에 아쉽지만 추억의 도시락에 계란 후라이 추가 한 가지만 주문했다. 잠시 뒤 음식이 나왔는데, 철판 도시락에 밥이 담겨져 있고, 계란 후라이와 동그랑 땡 몇 개만 덜렁 올려져 있었다. 참기름을 넣었는지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긴 했지만 내용이 너무 부실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셀프 반찬 코너에서 볶음기치나 김가루 등등의 토핑을 원하는 대로 올려 먹는 방식이었다.
볶음 김치와 김가루, 참치 정도만 간단하게 올린 후 자리에 돌아와 슥슥비벼 한 입 먹었는데, 볶음 김치의 맛이 너무 좋아서 눈이 번쩍 띄었다. 볶음 김치의 맛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용량만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한 그릇 더 먹고 싶었지만 손님들이 계속 들어와서 자리를 내주기 위해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고 나왔다. 혹시라도 대구 쪽에 가게 되면 일부러 들러서 다시 먹고 싶은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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