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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남자의 다정함은 유통기한이 얼마나 될까?

by R첨지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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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연애할 때 상대 남자의 성향에 대해 나쁜 남자니, 츤데레니 하는 차갑고 무뚝뚝한 쪽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다정한 남자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자들이 다정한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남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다정함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저 남자가 내게 얼마나 다정한 사람인가를 애정의 척도로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정함의 깊이가 전부가 아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귀는 사이가 되어 연인이 되는 과정을 거칠 때, 여자들은 남자가 얼마나 다정한지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며  빼먹지 말고, 확인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이 남자는 내게 언제까지 다정한 사람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흔히 말하는 썸 타는 시기, 요즘은 뭐 ‘삼귄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던데, 아무튼, 사귀기 전의 단계이거나  연애 초반이라면 남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열정을 보인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내 여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멀리 있어도, 업무나 학업이 바빠 시간이 없어도, 또는 자기 몸이 천근만근 피곤하더라도 잠깐의 짬을 내서 좋아하는 상대방을 보러 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열의를 보이는 것이다. 데이트 매너? 그건 뭐, 훨씬 더 훌륭하다. 만나기 전에 무엇을 먹고, 어디를 갈지 고민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나 레스토랑을 검색해보고, 자신이 만날 그녀가 좋아할 만한 메뉴를 고르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또 깔끔하고 단정하게 자신의 외모를 꾸미고, 약속 시간보다  미리 나가서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혹시라도 상대방이 늦는다고 해도 결코 화를 내거나 나무라지 않으며, 환한 미소와 함께 괜찮다고 말을 한다. 그럼 마찬가지로 그에게 콩깍지가 씐 상대 여자는 이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세상에 이 사람처럼 다정한 남자가 없고, 이 남자 이상의 배려심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라고…

 

 가장 이상적인 결말은 그가 보여주는 이런 다정함의 깊이와 범위가 장기 연애나 결혼으로 가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주위 커플이나 부부들의 경우를 보면 그런 모범사례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만약 그 남자가 시간이 많이 흘러 오랜 연인 사이로 이어지는 중에도, 혹은 결혼을 하고 나서도 상대방에게 한결 같이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면, 그건 그 남자가 처음부터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이고 변함없이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연애 초반엔 세상없이 다정하던 남자가, 만나는 기간이 길어지고, 서로에게 익숙해질수록 조금씩 차가운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은, 다정함이나 배려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든 사람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그건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 남자가 상대방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해 좋은 사람인 척, 다정한 사람인 척 연기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여자들은 남자를 만날 때, '그가 변함없이 내게 다정한 사람일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180도 다른 사람이 될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인 척 연기를 하는 남자를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이 불타오르는 연애 초기에는 그 차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건 남자가 사랑에 빠져 있는 여자를 위해 있는 매너 없는 매너를 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자 쪽에서도 그 남자를 바라볼 때 ‘설렘’이라는 감정의 색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가 변함없이 날 따뜻하게 대해 줄 남자인지 궁금하다면 이 글에서 제안하는 방법을 한 번 써 보길 바란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일단 첫 번째는 그가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유심히 살피는 것이다. 카페나 식당, 극장 같은 곳에서 데이트를 하면서 서비스업 종사자분들을 어떤 눈빛으로 쳐다보는지, 말을 어떻게 하는지, 행동은 어떤지를 봐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남자는 상대방인 여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하니, 기본적으로 서비스 종사자들에게도 매너 있는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다. 그런데 그중에는 당신에게는 다정해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은근히 무시하고 깔보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게 뭐 어떻다고 그러냐, 내게만 친절하면 되는 거 아니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만약 시간이 흘러 그가 당신을 '내 여자'라고 확신하는 날이 왔을 때, 그 남자가 서비스 종사자분들에게 하던 행동이나 눈빛, 말투가 자신에게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자기보다 약자라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 남자가 어떻게 대하는지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남자는 더 이상 상대방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상대방이 자신보다 약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공공장소에서 여닫이 문을 사용하는 매너를 잘 살피는 방법이다.  함께 걸어가고 있을 때 여자가 앞에 가면 남자가 문을 열어주고, 뒤에 오고 있으면 지나갈 수 있게 문을 잡아주는 건 기본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당신과 남자가 문을 통과한 후에 남자가 그 여닫이 문을 어떻게 하는지이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설치된 여닫이 문은 지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가 닫을 때 주의해야 한다. 뒤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지 않으면, 문이 세게 닫히면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뒤에 오는 사람이 그 정도의 충격은 몸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힘이 없는 노인분들이나, 장난치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이라도 있다면, 부상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러니 남을 위한 배려나 매너가 몸에 밴 사람이라면, 당신이 지나간 뒤에도 잠깐 뒤돌아서 이대로 문을 닫아도 되는지 확인하려 할 것이다. 이게, 얼핏 아무것도 아닌 작은 습관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몸에 밴 작은 습관은 거짓으로 꾸며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가장 확실하게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본문에서  말한 두 가지 방법만으로 한 남자의  인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거나 속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저런 기본적이고 작은 매너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장기 연애를 통해 익숙하고 편하진 연인이나, 결혼해서 평생 같이 살 부인에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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