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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디즈니 플러스 <호크아이> 리뷰 - 매끄럽고 발랄한 세대교체 -

by R첨지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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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었다. 처음엔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기만 하면, 결제하자마자 좋아하는 스타워즈 시리즈, 픽사의 에니메이션 시리즈, 마블의 영화와 드라마들을 모두 보게 될 것 같았지만 막상 결제를 하고나서 마블의 드라마나 스타워즈 스핀오프 드라마인 '만달로리안'정도를 보는 것도 겨우 하고 있을 정도로 즐겨 시청하지 못하고 있다. 

 

 

 첫 기대만큼 열정적으로 감상하진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마블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만달로리안 같은 스타워즈 세계관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것은 마블과 스타워즈의 팬인 내게 거부할 수 없는 셀링 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디즈니 플러스를 이용해 정주행을 마친 드라마는 <완다비전>, <팔콘 앤 윈터솔져>, <로키>, <만달로리안> 시즌 1, <왓 이프>, <호크아이>까지 6개 정도가 된다. 중간중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나 엔드 게임 같이 다시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다시 본 것을 제외하고도 이만큼이나 시청을 했다면, 나름 가입 금액 이상의 효율을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최근에 정주행을 마친 <호크아이>는 크리스마스에 봤으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 같은 시리즈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주요 인물들 중에서 호크아이는 그다지 높은 선호도를 가진 축에 속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호크아이 단독 드라마가 나온다고 발표됐을 때도, '그렇지, 호크아이가 원년 맴버이긴하지만 솔직히 솔로 영화가 나올 급은 아니니 드라마 정도가 타협점이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드라마에 거는 기대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정도였다. 마블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위해 보긴하겠지만 큰 기대와 감흥없이 보게 된 작품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호크아이>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지금까지 공개된 실사화 드라마 완다비전, 팔콘 앤 윈터솔저, 로키를 모두 누르고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 1위로 떠올랐다. 완다비전은 기이하면서도 소름돋고, 처절하면서도 안타까운 완다와 비전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느낌이 강했고, 로키는 사고뭉치이자 입담꾼인 로키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계관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멀티버스의 설정으로 이끌어가며 확장시키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팔콘 앤 위터솔저는 제일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분위기와 방향으로 흘러가버려서 마지막 화까지 참고 보기가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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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콘과 윈터솔저에서 내가 기대했던 것은 캡틴 아메리카 3편인 시빌워에서 잠깐 나와서 큰 호응을 얻었던 팔콘과 윈터솔저의 티키타카였다. 가령, 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와 샤론 카터가 키스하는 것을 찐친 바이브로 바라보며 능글 맞게 웃던 모습이라든지, 스파이더맨과 2:1로 싸우고 난 후에 서로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투덜거리는 장면에서 주던 케미를 드라마 팔콘 앤 윈터솔저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정작 공개된 드라마는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고 장엄하기만 했다. 2대 캡틴의 데뷔를 가볍지 않은 분위기로 다루기 위함이었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서 의외의 웃음을 주던 팔콘과 윈터솔저의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가 팔콘과 윈터솔저에서 기대했던 재미가 오히려 1대 호크아이인 제레미 레너와 2대 호크아이인 케이트 비숍의 헤인리 스타인펠드가 만들어내고 있었다. 능숙하고 신중하며, 모든 일에 진지한 호크아이와 모든 일에 과다한 의욕을 내보이며, 행동이 먼저인 케이트 비숍의  모습은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의 모습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좀 더 유쾌하고 신선하며, 발랄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케이트 비숍 역을 맡은 헤인리 스타인펠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는데, 몇몇 장면에서는 발랄하면서도 장난끼 넘치는 표정이 다시 보고 싶어서 몇 번씩 다시 돌려보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짓(?)을 한 적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다. 덕분에 호크아이와 비숍은 호감도나 인지도 면에서 다섯 손가락에도 들지 못하는 하위권에서 마블 최애인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의 자리를 위협하는 극호 캐릭터로 부상했다.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하고서는 아직 호크아이를 보지 못했다면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발랄하면서도 유쾌하고 짜임새 있는 호크아이와 비숍의 케미를 즐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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