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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넷플릭스 오리지날 <Don't Look Up> 신랄, 통쾌, 씁쓸,유쾌한 블랙 코메디

by R첨지 202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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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그런 영화가 있다. 내용도, 장르도, 감독도 흥행 여부도 몰랐던 영화를 무심코 보게 됐는데,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는 금광을 발견한 사람처럼 흥분해서 감독의 전작들을 검색하거나, 인상 깊었던 장면을 몇 번씩 돌려보고, 새롭게 발견한 좋은 배우가 있으면, 그 배우의 영화들 중에 내가 본 게 뭐였는지 찾아보는 것도 모자라 블로거와 유투버들의 후기도 찾아보게 되는 경우. 일요일 오후에 넷플릭스 최신작 목록을 살펴보다가 아무 기대없이 보기 시작한 <Don't Look Up>이 바로 그런 영화였다. 

 

 

  천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인 제니퍼 로렌스가 지구로 날아오고 있는 거대 혜성의 존재를 발견하면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다양한 사회 풍자극을 연출했던 아담 맥케이Adam Mckay 감독이 연출했다. 게다가 출연진도 엄청나서 영화 시작과 동시에 등장하는 제니퍼 로렌스를 시작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티모시 샬라메, 조나 힐,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등이 나오며, 카메오로 아리아나 그란데도 등장한다.

 

 

 영화는 6개월 후에 지구와 충돌한다는 혜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특히 미국 정부와 언론, SNS, 음모론자들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분야와 세태에 대해 씁쓸한 웃음을 짓거나 실소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혜성 충돌을 다뤘던 1998년의 재난 영화 아마겟돈과 비교해보면 이 영화가 얼마나 이 시대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아마겟돈을 비롯한 미국식 영웅 주의가 잔뜩 뭍은 영화들도 돈룩업처럼 연구 밖에 모르는 어느 과학자가 재난의 출현을 세상에 알리는 초반부 내용이 빠지지 않는다. 제니퍼 로렌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나사 관계자에게 자신들이 발견한 혜성의 존재를 알린 후에 대통령 면담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재난 영화에서는 "혜성이 6개월 뒤에 지구와 정면충돌합니다."라고 말하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참모들이 참담한 표정을 짓고, 곧바로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재난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지만 돈룩업 속 대통령은 몇 개월 뒤에 시작되는 투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대통령과 참모들의 예상을 벗어난 반응에 황당함과 분노를 느낀 제니퍼와 레오는 시청률이 높은 아침 방송에 나와 지구와 혜성의 충돌에 대해 알리지만, 놀랍게도 방송 진행자들 역시 별 일 아니라는 듯 가벼운 분위기로 방송을 이어간다. 돈룩업은 이렇게 지구 멸망이라는 거대한 위기를 앞두고도 정치와 주식, SNS 챌린지, 연예인들의 가십에만 신경쓰며 정작 중요한 필요한 대비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상치도 못한 방법으로 혜성 충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혀를 차게 되지도 하지만 한 편으로 소름 돋는 것은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아 있기에 때로는 소름이 돋기도 했다. 

 

 

 이렇게 매력적인 블랙 코메디를 만들어낸 아담 맥케이 감독의 연출력도 놀랍지만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는 상황을 무게감 있으면서도 위트있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큰 축이다. 특히 영화 초반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힘들게 호흡을 하거나 신경 안정제를 먹어야 했을 정도로 사회성이 부족한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언론의 주목을 받고, SNS에서 키보드 배틀을 하고, 광고나 방송에 나가게 되면서 점차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친 후에 다시 혜성 충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기를 보는 것은 감탄스러우면서도 즐겁기까지 하다. 

 

 

 어느 사회든 어느 시대든,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런저런 문제를 안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이 영화 돈룩업은 다른 것을에 현혹되어 당장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들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을 유쾌하게 풍자한 블랙 코메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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