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 있겠지만 남자들 중에서 “돈까스 먹으러 갈래?”라고 했을 때, “글쎄, 난 좀 별론데?” 라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거의 종족의 특성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남자들은 돈까스를 좋아한다.
나를 포함한 친구들도 마땅한 식사 메뉴가 없을 때, 큰 부담없이 선택가는 메뉴가 돈까스인데, 나는 그 중에서도 옛날 돈까스를 특히 더 좋아한다. 여기서 옛날 돈까스라함은 커다랗고 동그란 하얀 접시에 그 접시만큼 커다란 돈까스와 동그랗게 모양을 잡은 하얀 쌀밥, 그리고 캐첩과 마요네즈가 적당하게 올라간 양배추 샐러드, 마카로니, 약간의 김치나 단무지 등으로 알차게 구성된 돈까스를 말하는데, 그 한 접시를 다 비우면, 정말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었다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천에는 이런 종류의 돈까스를 파는 가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 슬픈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내 모습을 본 친구가 ‘하얀집 스낵’이라는 옛날식 돈까스 가게를 추천해줬다. 그 친구도 평소에 나만큼이나 옛날식 돈까스에 진심인 친구였기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하얀집 스낵으로 향했다.
다양한 돈까스 메뉴가 있었지만 이 가게의 음식 맛을 골고루 맛 볼 수 있는 정식을 주문했다. 이 가게의 기본 돈까스는 9천원이며, 정식의 가격은 1만 2천원인데, 생선까스와 함박스테이크, 돈까스를 맛 볼 수 있는 구성으로 이뤄져 있었다.
음식의 맛은 그 어떤 표현보다도 고기 한 조각도 남기지 않은 접시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식에 포함된 모든 메뉴가 잘 튀겨졌으며, 소스의 맛도 너무 달지 않고 좋아서, 밥과 함께 먹었을 때도 좋고, 밥 없이 먹었을 때도 맛이 좋았다. 옛날 돈까스가 먹고 싶어질 때마다 찾아갈 수 있는 집을 발견한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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