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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어릴 때 분식집에서 먹던 추억의 맛, 제천 하소동 <우리 할매 떡볶이>

by R첨지 2021.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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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다닐 때, 거의 매일 들렀던 분식집이 있었다. 떡볶이나 어묵, 핫도그 등을 파는 낡고 허름한 분식집이었는데, 초록색 천막으로 만들어진 곳이라 여름에는 더웠고, 겨울에는 추웠다. 그럼에도 매일 집에 가는 길에 200원 300원을 들고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렸던 이유는 떡볶이 때문이었다. 그 곳은 밀떡이 아닌 쌀떡으로 떡볶이를 만들었는데, 길고 가는 가래떡이 아니라 길고 두꺼운 가래떡을 듬성듬성 잘라서 살짝 달콤하고 매콤한 양념으로 맛을 냈었다. 그런데 그 맛이 얼마나 취향에 맞았던지 그 분식집의 떡볶이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었다. 오죽하면 방학만 손꼽아 기다렸던 초등학생 시절이었지만 매일같이 먹던 떡볶이를 먹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개학이 기다기리까지 했다. 

 

 그 후에 청소년기를 지나 중년의 어른이 되기까지 수많은 브랜드의 떡볶이를 먹어봤지만 아직까지 그 때 그 맛을 떠올리게 하는 떡볶이는 먹어보지 못했었다. 그러다 함께 직장 동료가 사 온 <우리 할매 떡볶이>라는 떡볶이 집의 떡볶이를 처음으로 먹어봤다. 제천 하소동 롯데마트  뒤편에 새로 생긴 떡볶이 집인데, 요즘은 워낙 독특한 이름의 떡볶이 브랜드가 많아서 솔직히 특별한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었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 먹어 본 것이었는데, 떡의 모양이나 크기도 내가 어릴 때 먹었던 떡볶이와 같았지만 무엇보다 그 맛과 향이 딱 어렸을 때 먹었던 추억의 떡볶이 맛과 같았다. 오래동안 잊고 살았던 그 맛이 선명하게 기억나게 만드는 반가운 향수의 맛이었던 것이다.

 

 

 떡볶이의 양념은 지나치게 맵거나 달지도 않았고, 딱 알맞은 맵기와 맛으로 큼지막한 쌀떡의 쫄깃한 맛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메뉴의 구성도 다양해서 야채 튀김과 만두튀김, 닭껍질 튀김, 순대와 간, 어묵 튀김 등과 함께 먹는 동안 정말 오랜만에 분식다운 분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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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의 맛 자체가 개인적인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맛이라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만 다른 메뉴들 역시 기본적으로 맛과 구성이 좋았던 <우리 할매 떡볶이>…앞으로 분식이 생각날 때마다 즐겨 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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