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날이 있다. 취한 기분은 느끼고 싶은데, 술은 마시고 싶지 않고, 음료수를 마시다가 언제 취했는지도 모르게 서서히 취하고 싶은 날. 물론 애주가들은 전혀 공감도 이해도 할 수 없는 말이겠지만 술을 좋아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럴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술을 먹자니 혼자 먹기는 싫거나, 안주를 먹기가 부담스럽거나, 술과 음료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걸 마시면서 취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그럴 때 마시기 좋은 술을 찾았다.
롯데칠성에서 나온 순하리 레몬진, 출시된 지는 제법 오래됐지만 나는 최근에야 마셔봤다.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갔다가 주류 코너 한 쪽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너무 눈에 띄어서 호기심에 사 본 것이다. 첫 모금을 맛봤을 때의 느낌은 상큼한 레몬 에이드를 마시는 것 같았다. 술의 맛이 느껴진다거나 향이 난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오죽하면 한 모금 마셔보고 혹시 음료수인데 술이라고 착각하고 사 온 건 아닌지 확인을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맛있고 청량한 레몬 에이드를 마시는 것처럼 술술 마시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분 좋게 취기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7도의 도수를 가진 검은 캔의 레몬진과 4.5도의 도수를 가진 파란 캔 레몬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색깔과 무늬가 너무 예뻐서 실물로 캔을 보고 있으면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서 더 마음에 들었다. 술은 못 마시지만 술 자리에 어울리고 싶거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기분 좋게 은근히 취하고 싶을 때 마시면 좋을 것 같다.
레몬진을 마실 때는 안주가 필요없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칼로리는 다른 술에 비해 조금 높을지 모르겠지만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칼로리 걱정을 덜어내고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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