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

허전함에 대하여

by R첨지 2021. 10. 24.
반응형

 

 

많이 피곤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몰려왔다.

정확한 시간은 못 봤지만 잠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시간을 확인했을 때 시계는 9시 조금 넘는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모처럼의 주말에 일찍 잠드는 건 뭔가 아쉬웠지만

뭔가 지금 잠들면 지친 몸과 마음이 많이 풀리면서

내일 아침까지 꿀잠을 잘 것 같은 기분에 서둘러 불을 끄고 잠을 청했다.

 

 

중간에 뭔가 기억나지 않는 내용의 꿈을 꾼 것 같기도 하고, 좀 뒤척인 것 같기도 했지만,

예상대로 달고 맛있는 깊은 수면을 즐겼다.

그러다 어쩐지 자세가 불편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더운 것 같기도해서 눈을 떴다.

깊은 수면을 즐길 수 있었던 건 좋았지만 새벽 3시, 혹은 4시 쯤 되는 애매한 시간에 깬 것 같아 한숨을 뱉었다.

다시 잠을 청해도 잠이 올 것 같지 않기도 했지만,

새벽이면 또 이런저런 쓸 데 없는 새벽 감성에 빠져 마음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들어 시계를 봤다. 10시 34분.

나는 한 시간을 하룻밤처럼 깊게 잤다.

종종 짧게 잤는데도 깊고 오래 잔 것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지만

한 시간을 하룻밤처럼 느꼈던 적은 처음이었다.

누군가에겐 별 일 아닌 일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경험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호들갑 떨며, 내가 너무 졸려서 일찍 잠들었는데, 하룻밤을 잤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한 시간 밖에 안 지난 거였더라 라며 누군가에게 신기하고 재밌는 일을 알려주듯 이야기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냥 생각만 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