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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이폰13을 사지 않기로 했다.

by R첨지 202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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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최신 휴대폰인 아이폰13 시리즈가 발표됐다. 1차 출시국에서는 이미 판매가 시작됐고, 해외 유투버들이나 해외에 거주한 유투버들, 혹은 발빠르게 기기를 구한 국내 IT관련 유투버들도 아이폰의 언박싱 영상이나 실물 후기, 간단한 사용기를 다룬 영상을 만들어 계속해서 업로드하는 중이다. 휴대폰부터 태블릿,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노트북까지 전부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는 진성 '앱등이'인 나는 휴대폰 교체 주기와 관계없이 9월 신제품 발표 키노트를 포함해 IT유투버들의 애플 관련 영상을 대부분 챙겨보는 편이다. 특히 올해는 새로 출시 된 아이폰13 시리즈에 관심이 더 갔는데, 그 이유는 휴대폰 교체 주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X는 2017년 12월 10일에 구매했다. 4년 가까이 사용한 것이다. 약정이야 진작에 끝났고, 평소에 사진이나 영상도 많이 찍고, 다양한 어플을 이용해 일상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거나 업무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기에, 이 작지만 비싼 기기의 값어치를 충분히 사용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평소 전자기기에 대해 알아보거나 필요할 때 구매하는 것도 좋하는데, 일단 하나를 구매하기까지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편이다. 

 

 수 십 만원에서 백 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전자기기를 구매했을 때 내가 그 값어치만큼, 아니 그 값어치 이상의 활용을 할 수 있을지, 그 기기의 활용이 내 생활을 어떻게 바꿔줄 수 있을지, 자주 사용할 수 있거나, 내 시간을 가치있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를 면밀하게 검토한다. 이런 검토와 고민의 시간은 보통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을 이어가는데, 그렇게 오래 고민한 끝에 구매한 기기들은 한 번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거나 후회를 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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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X도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편집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네비로 사용하고, 음악도 듣고, 업무를 능률적으로 할 수 있는 문서도 만들며, 은행 업무까지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잔고장이 난다거나 생활 기스가 생긴 적도 없이 잘 사용해왔다.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 업무가 바빠지며 근무 시간에 전화와 메시지를 받는 빈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반응속도가 점점 느려지는게 느껴지고, 오류가 난다거나 때로는 버벅거리기도 하는 식의 성능저하가 자주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가 발표되자 내 구매 욕구가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도하게 진취적인 카메라

 

 

 그 결과 앞에서 언급한 전자 제품을 살 때 해오던 오랜 고민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건너뛰더니 '미니와 프로 중에서 어떤 걸 살까? 색상은 어떤 게 좋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에 10월 1일 자정이 되는 순간, 아이폰13 프로를 예약구매 하기로 결정해버렸다. 그런데 하루 빨리 10월 1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금 느리긴해도 모든 기능이 아직 잘 작동하는데 내가 왜 휴대폰을 바꿔야 하지?' 그리고 4년 가까이 사용하던 아이폰X를 다시 자세히 살펴봤다.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조금 남아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안경닦기로 깨끗하게 닦아내면 이제 막 박스에서 꺼낸 것 같이 매끈하다. 

 

150만원 정도로 필요한가?

 

 소모품에 해당하는 배터리는 확인 결과 최대 효율이 81퍼센트로 성능이 많이 저하됐지만, 직장이든 차든, 집에서 항상 충전기를 구비해놓고 있기에 빠르게 줄어드는 배터리는 수시로 충전해서 사용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렇게 가지고 싶던 아이폰13의 단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카메라 성능이야 많이 좋아졌지만 성능이 좋아진 만큼 카메라도 지나치게 튀어나와 있다. 사용기 영상을 보니  평평한 바닥에 놓고 액정을 터치하자 좌우로 크게 흔들리며 고정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무게도 무겁고, 아이폰X에 비해 그립감도 떨어진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현자 사용 중인 휴대폰이 먹통이 된다고해서 갤럭시 시리즈를 사진 않겠지만 150만원 가까운 거액을 주고, 살 정도의 구매욕은 생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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