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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Netflix 공포 드라마 <어둠 속의 미사> -솔직후기-

by R첨지 202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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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넷플릭스에 <어둠 속의 미사>라고 드라마 한 번 봐봐. 재밌네."

 일요일 밤에 쿠키런 킹덤을 하며 잘 준비를 하던 중이었는데, 동생이 밑도 끝도 없이 드라마를 추천해줬다. 제목만 듣고도 공포물인 걸 알 수 있었지만 내가 의외였던 건, 평소 공포물을 싫어하는 동생이 공포 드라마를 추천했다는 사실이었다. 넷플릭스에서 썸네일 한 번 본 적 없는 <어둠 속의 미사>란 드라마에 강한 호기심이 생겼지만 밤 11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내일 또 아주 신나서 죽을 것 같은 주말보강을 가야하니 자칫 드라마에 빠져서 밤이라도 꼬박 샌다면 내일 분명 힘이 들테니 무턱대로 드라마를 볼 순 없었다. 그래도 어떤 내용인지 맛만 보자는 생각에 1화 재생 버튼을 누르고야 말았다. 

 

 

 드라마의 결말을 확인한 시간은 5시 30분... 스포없이 감상만 간단하게 밝힌다면, '용의 머리로 시작해서 지렁이 꼬리로 끝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소수의 주민들만 살고 있는 작은 섬에 있는 성당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일들을 그린 드라마로 초반부 1, 2회 정도의 진행은 느리고 정적인 호흡으로 흘러가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암울한 배경과 불행한 등장인물들의 삶, 그리고 뭔가 일어날 것 같은 일상적이면서도 불안한 장면들, 생기없어 보이는 인물들과 배경을 더욱더 암울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음악과 연출은 깜짝 놀라게 만드는 연출 없이도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 결과 잘 만들어진 스릴러를 보는 재미에 이끌려 4화까지는 뭔가에 홀린듯이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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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섬과 마을 사람들, 그리고 성당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의  실체가 밝혀지는 부분부터 도대체가 공감도 되지 않고 납득도 되지 않는 어리석은 선택으로 상황을 파국으로 만들어가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결말이 날 때까지 일관되지 않은 언행을 보이며 고구마를 억지로 삼킨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게 만드는 상황 전개가 후반부로 갈수록 심해져서 도저히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드라마를 감상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결말까지 간 이후는 '결말이야 뻔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매듭짓는지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엔딩까지 볼 수 있었다. 이 드라마는 시즌 2는 절대 만들어지면 안 될 것 같은 안타까운 드라마였다.

 

 초반부에 유지했던 긴장감과 떡밥을 유지한 채, 주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됐다면 정말 볼 만한 스릴러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서사의 긴장감보다는 눈으로 보여지는 충격적인 사건에만 혈안이 되어 급하게 마무리를 지으려는 듯한 결말이 이 드라마를 망쳤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스포를 하지 않는 선에서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 드라마의 허술함을 밝히자면, 

 - 아니, 뭐가 그렇게 급해? 다들 들어간 뒤에 조용하게 일을 처리해도 되잖아? 뻔히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그 한 가운데로 들어가서 나 보란 듯이 일을 벌이니 안 들키는게 이상하지.

 - 마을에 삽 없어? 땅 파면 되잖아. 아니면, 어딘가 엄폐물을 찾아서 몸을 숨기면 되잖아. 

 -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할지 뻔히 예상했으면서 그런 선택을 한다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걱정됐으면 뭔가를 더 하고, 그랬어야지 이 멍청아!

 - 밤새 그런 짓을 해놓고, 갑자기 다들 후회를 하면서 정신을 차린다고? 현자타임 뭐 그런건가?

 

 앞에 밝힌 내용은 이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둠 속의 미사는>처음부터 재미없었으면 아쉽지 않기라도 할텐데, 초반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엉성한 후반부와 결말이 너무 아쉬운 작품이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든 끝까지 보겠다고 해 뜰 때까지 다 보고 잠을 조금 밖에 못 잔 내가 너무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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