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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넷플릭스 오리지날 드라마 <D.P.> 감상평

by R첨지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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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동생의 추천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 봤다. 탈영병을 찾아 다니는 헌병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지만 밑바탕에는 구타와 가혹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군대 문화의 부조리함을 보여 주고픈 제작진의 의도가 강하게 느껴졌다. 어두운 주제 의식을 표현하고 있지만 DP 몰입도와 재미는 상당했다. 단역을 포함해 주조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보는 것도 즐거웠고, 흥미로운 줄거리가 적재적소의 OST 함께 멋진 영상으로 표현된 것도 드라마의 매력이다. 

 

 

 특히 주인공인 정해인의 사수 역할을 맡은 구교환 배우의 한호열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는데, 자칫 한없이 심연처럼 깊은 어둠으로 가라앉을 있는 극의 분위기를 과하지 않은 선에서 자연스럽게 편안하고 재밌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런 기대와 정보 없이 주말 저녁에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가 새벽이 밝아 때까지 단숨에 6개의 에피소드를 몰아서 보고 시즌 2 하루 빨리 나오길 바라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인터넷 기사를 보니, 드라마를 많은 예비역들이 드라마를 보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느낄 같다고 했다고 한다. 극중에서 주인공을 비롯한 일이등병들이 매일같이 겪어야 하는 구타와 가혹행위들은 실제로 군복무를 하며 겪어본 것들의 극히 일부분이지만 잔혹하고 무자비하며 탈영 혹은 자살이 아니면 벗어날 없을 같은 억압과 공포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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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DP 시간적 배경인 2014 보다 훨씬 오래 전인 2000년대 초반에 입대를 했지만, 운이 좋게도 내가 군복무를 했던 부대에서는 구타가 있진 않았었다. 당시 고참들에게 들은 바로는 내가 전입오기 개월 전에 부대 구타 가혹행위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새로 부임한 부대장님이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에 구타는 없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구타가 없었다고 해서 자대 생활이 마음 편하거나 만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차라리 맞는게 속편하겠다는 생각이 정도의 정신적 가혹행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군대의 구타 가혹 행위가 끔찍한 이유는 나를 괴롭히고 구타하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함께 밥을 먹어야 하며, 휴식과 업무까지도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벗어날 없고, 통제되어 있으며 도무지 끝날 같지 않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군대가 아니면 겪기 힘든 일이다. 

 

 

 다행이 요즘은 병영 문화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니, 입대를 앞둔 사람들이 DP 보며, 두려움을 키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어딘가에는 음지에 아직도 남아 있을지 모를 병영 구타와 가혹행위가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제작진은 서둘러 DP 시즌 2를 제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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