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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넷플릭스 <낙원의 밤> 후기

by R첨지 2021.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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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드는 감독의 영화를 찾아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잊기 힘든 개성을 지닌 대체 불가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된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은 감독과 배우 모두 평소 좋아하던 영화인의 작품이다. 바쁘기도 하고, 마땅히 보고 싶은 프로나 영화가 없기도 해서 넷플릭스 정기 구독을 해지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때마침 관심이 가는 영화가 나와서 넷플릭스 정기 구독 해지는 조금 더 뒤로 미뤄졌다.

 

 

 엄태구와 전여빈 차승원, 박호산, 이문식 등 저마다의 이유로 한 번 이상은 다른 연기를 더 보고 싶다. 라고 생각했던 배우들이다. 엄태구는 세상 사악하고 험상궂은 얼굴과는 다르게 얌전하고 수줍음이 많은 인물이라는 동료들의 증언을 들은 후에 더 강한 호기심이 생겼고, 차승원은 삼시세끼를 보며 친근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으며, 박호산은 슬기로운 깜빵 생활에서, 전여빈은 멜로가 체질에서의 연기가 마음에 들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배우들이다.

 

 연출자와 출연진만으로도 이미 갖출 건 다 갖춘 것 같은 영화지만 감사하게도 이 영화는 장르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다. 보고 싶은 영화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것이다. 전체적인 줄거리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보기 시작한 ‘낙원의 밤’은 한 마디로 장단점이 분명하면서도 묵직한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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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표현하긴 했으나 사실, 낙원의 밤은 단점보다 장점을 더 많이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군더더기도 없이 필요한 내용들만 신속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전개도 몰입도를 높였으며,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과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장면들도 인상적이었다. 

 

 그에 반해 인물들의 상황이나 감정 변화에 대한 세부적인 설정이나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기부여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나 중간중간 소소하게 들어가 있는 유머도 낙원의 밤이라는 다 된 밥에 소금을 뿌린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다행이 작품의 전체적인 색을 변질시키거나 재미를 반감시키는 정도까지는 아니었기에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

 

 

 그러나 차승원이 맡은 마이사 캐릭터의 웃음 포인트는 캐릭터와 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느낌이라서 차승원이 내뱉는 농담이나 유머코드는 오히려 잔인하면서도 약속과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이사라는 캐릭터를 좀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실제로 영화가 끝나면 차승원이 연기한 마이사라는 캐릭터가 가장 인상적이라서 그의 활약(?)을 좀 더 긴 호흡으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이사의 과거 이야기를 담은 스핀 오프 드라마가 나오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든다.

 

 낙원의 밤은 빠른 전개와 묵직한 이야기,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의 열연으로 아쉬움보다는 매력이 훨씬 많은 영화였다.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를 봤을 때 정도의 강렬함은 아니었지만 넷플릭스로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는 접근성을 감안했을 때, 좋은 느와르 영화 한 편을 보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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