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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솔직 후기(스포X)

by R첨지 202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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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2017년에 개봉한 조스웨던 감독의 <저스티스 리그>는 아픈 손가락이다. 세계적인 흥행돌풍을 몰고 온 마블의 히어로 영화들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나온 DC 진영의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강한 한 방을 위해 준비한 비장의 카드가 <저스티스 리그>였으나 발표 시기도, 영화의 흐름도 조급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마블은 아이언 맨을 흥행에 성공시키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 간 후에 나오는 쿠키 영상을 재치있게 사용해 주요 캐릭터를 하나 둘 소개하며 다음 영화나 마블의 세계관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한 후에 어벤져스 1편 발표해 전세계 영화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디즈니가 소유한 마블의 독주를 보며, DC 코믹스의 판권을 가진 워너브라더스는 배도 아프고 초조했을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배트맨 대 슈퍼맨>이나 <수어사이드 스쿼드>, <저스티스 리그> 같은 영화가 만들어질 리가 없다. 특히 수퍼 히어로의 대명사인 수퍼맨이나 배트맨, 원더우먼, 플레쉬를 한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저스티스 리그>를 개연성과 설득력도 없으며, 영양가와 재미 없는 유머가 들어간 엉망진창의 결과물로 만들어 낸 것에 DC의 팬들은 분노했고, 불행한 가정사로 저스티스 리그 연출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만들려했던 영화를 공개해달라는 청원을 하기에 이른다.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작품에 대한 아쉬움이었는지, 팬들의 성원에 감동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잭 스나이더 감독과 워너브라더스는 잭 스나이더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어서 공개했다.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더니, 자신이 좋아하는 히어로의 제대로 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그만한 열정을 보여 준 팬들의 의지가 놀랍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극장 개봉을 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완성된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의 러닝 타임도 4시간으로 너무 길어서 극장 개봉을 할 수 있었다해도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워너 브라더스가 소유한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를 비롯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영화를 공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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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된 스나이더 컷은 이전의 웨던 컷이라 불리는 2017년에 최초 개봉한 저스티스 리그보다 훨씬 더 설득력있으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이 결과가 조스 웨던보다 잭 스나이더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러닝 타임이 두 배였기 때문에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를 풀어나갈 여유가 있었을 것이고, 웨던 컷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후발 주자의 혜택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잭 스나이더가 자신의 색깔대로 완성한 저스티스 리그의 전체 줄거리는 2017년에 개봉했던 저스티스 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전체적인 그래픽과 색감이 달라졌으며, 음악과 특수 효과에 차이가 있다. 또한 웨던 컷에서 나왔던 흐름에 맞지 않는 유머라든가 불필요한 장면들은 빠지고, 서사에 필요한 대화와 장면들이 더해져서 긴 러닝 타임에도 몰입도가 깊게 유지될 수 있었다.

 

 

 특히 각 캐릭터의 능력과 개성을 적절하게 보여준 후반부 액션 장면은 잭 스나이더 감독의 특기를 잘 살려 조스 웨던의 저스티스 리그보다 훨씬 웅장하고 화려했다. 4시간이나 되는 긴 시간에 거부감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해 중간중간 끊어서 볼 수 있도록 장을 나눠놓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따라서 한 번에 몰아 볼 자신이 없다면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쉬었다가 봐도 무방하다.

 

중간중간 후속작을 기대하게 하는 떡밥 장면들도 있지만 애초에 이번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자체가 독립된 세계관임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 세계관이 살아 있는 후속작을 볼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하지만 세상에 공개될 수 없었던 영화가 팬들의 염원에 의해 다시 세상에 나온 것처럼 이번 프로젝트의 흥행 성적이 주목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나중 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거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과는 조금 결이 다른 히어로 영화를 보기 원한다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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