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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넷플릭스 오리지날 스위트 홈 솔직 후기(스포없음)

by R첨지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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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웹툰 원작 드라마? 넷플릭스라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 홈’이 드디어 공개됐다. 원작 웹툰을 워낙 재밌게 봤기에 처음 3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드라마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과 기대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전에도 완성도가 높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은 많았지만 스위트 홈은 기괴한 괴물들과 긴장되면서도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절반 이상을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따라서 국내 제작진들이 얼마나 위화감없이 괴물들을 만들어낼지, 배우들은 실제로는 앞에 보이지도 않는 괴물들을 상대로 얼마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지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또한 원작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소름돋는 오싹함을 주는데, 그런 분위기를 영상으로 얼마나 잘 살려낼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이런 걱정들은 얼마 전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만화로 그려진 괴물들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개된 출연진도 스위트 홈에 대한 걱정을 안도감으로 바뀔 정도로 연기력과 개성을 갖춘 배우들이라 드라마에 대한 기대는 한층 더 두꺼워졌다.

 

공개와 동시에 시청한 소감

 설레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넷플릭스 정기구독을 활성화시키고 4화까지 감상을 마쳤다.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그닥 선호하지 않지만 호인지 불호인지를 밝히자면 정확하게 63.25% 정도 마음에 들었다. 그럼 나머지 46% 가량의 아쉬움은 왜 남았을까?

 원작은 웹툰이기에 등장인물들도, 등장하는 괴물들도 만화적으로 표현됐다. 이 만화적이라는 말의 뜻은 강조할 부분은 강조하고, 생략할 부분은 생략했다는 뜻이다. 만약 애초에 웹툰의 그림체에서 표현되는 인물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이었다면, 괴물들의 모습도 현재와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매체의 차이가 반영되지 않은 채, 인물의 모습은 원작의 그것과 다르게 실사로 표현됐는데, 괴물들의 디자인은 원작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별 거 아닌 듯하지만 이게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양쪽이 비슷하게 바뀌어야 조화를 이룰텐데, 한 쪽만 달라지고 한 쪽은 크게 변하지 않아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을 한 사람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이럴까? 하지만 이런 이질감은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느껴지지 않을 수 있으니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화로움과 속도

 정작 중요한 문제는 드라마 스위트 홈이 전체적으로 뭔가 어색한 느낌을 준다는 데 있다. 10편으로 만들어진 시즌 1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4화까지 본 느낌이지만 어쩐지 이런 느낌은 이야기가 더 진행되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 아쉽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는 대부분 극의 몰입감을 끌어올려 줄 정도로 좋다고 생각했다. 특수효과나 괴물들의 그래픽도 앞에서 밝힌 부조화스러움만 느껴지지 않는다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자본력만 받쳐준다면 이 정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수준까지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나다. 

 그런데도, 드라마를 보는 내내 좀처럼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드라마 스위트 홈은 속도 조절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급 조절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정해진 분량 안에 많은 인물들의 사연과 갈등, 내면의 상처, 그리고 감정까지 표현하면서 중간중간 긴장감과 공포, 일부 잔혹하거나 충격적인 장면까지 넣어야하다보니 다소 느리더라도 숨까지 참아가야 하는 장면이 있고, 드라마로 만들면서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줄여가도 되는 장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원작의 것들을 대부분 포함시키는 걸 넘어서 새로운 등장인물까지 추가했으니 보여줄 건 많고, 분량은 한정돼 있어 바쁘게 쫓기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스위트 홈은 재미있다.

 계속 안 좋게만 평가하는 것 같지만 스위트 홈은 차마 눈뜨고 못 볼 정도로 엉망진창 수준의 망작은 아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대부분) 뛰어나고, 특수 효과나 그래픽도 볼 만하다. 완급 조절이 조금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극의 흐름과 원작의 기대치 때문에 생긴 부조화스러움을 제외한다면 한 편 한 편은 재미있다. 실제로 한 편이 45분 가량되는데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응? 20분 밖에 안 지났는데 끝난다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중해서 시청했으며, 특히 원작 웹툰 주인공에 비교해 지나치게 잘 생겼다는 평을 듣고 있는 차현수 역의 송강 배우님은 찌질함과 소심함, 광기를 오가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과 응원

 전체적인 평가가 박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것은 스위트 홈 원작의 명성과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제작사에 대한 믿음, 좀비 장르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킹덤의 업적, 역대급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기대치 상승을 짊어진 이 드라마의 숙명이다. 비록 그 시작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다음 시즌에서는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진 스위트 홈 시즌2를 기대하며, 마지막 화까지 완주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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