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재료와 만드는 과정, 요알못도 만들 수 있는 꿀맛 스프레드
예전에 마리텔에서 백종원님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 치킨 먹을 때 같이 오는 치킨무를 재료로 샌드위치 스프레드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다른 백종원님 요리법답게 만드는 방법도 굉장히 간단한데, 치킨무를 잘게 다져서 설탕과 마요네즈를 섞어서 식빵에 발라 먹기만 하면 됐다. 한 줄도 채 안 되는 초간단 레시피의 요리지만 맛은 굉장히 좋아서 집에 치킨무가 남으면 종종 만들어 먹곤 했다. 마침 집에 치킨무가 있기도 했고, 고소하면서도 살짝 달콤한 맛에 채 썬 치킨무의 재미있는 식감이 자꾸 생각나서 식빵과 집에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오랜만에 만들어봤다.
치킨무 스프레드는 일반형과 고급형이 있는데, 일반형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재료도, 과정도 단촐하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고급형에는 참치도 추가된다. 나는 거기에 양파도 채 썰어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아 양파, 참치, 치킨무, 마요네즈, 설탕을 이용해 스프레드를 만들었다.
이 요리의 가장 난관은 치킨무를 채써는 과정이다. 전부터 고민했었는데, 뭔가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니 아무래도 집에 성능 좋은 채칼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 칼질이 워낙 서툰데다 도마도 작은 걸 꺼내는 바람에 치킨무를 조사버리는 채써는 과정이 더 까다로워졌다. 아, 채 썬 치킨무는 한 번 꽉 짜서 물기를 제거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마요네즈와 설탕을 넣어서 섞는 과정에서 치킨무나 양파에서 나온 물 때문에 완성 된 스프레드에 불필요한 국물(?)이 생긴다.
제일 어려운 과정을 마치고나니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양파채썰기...양파채 써는 건 요리 영상에서 워낙 많이 보기도 하고 자주 해보기도 해서 치킨무만큼 번거롭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칼이 한 번씩 양파를 가를 때마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눈이 시려운게 문제였다.
치킨무와 양파 채 썬 것을 볼에 넣고, 기름을 쏙 뺀 참치까지 넣은 후에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마요네즈와 설탕 한 숟갈을 넣고 마구 섞어주면 맛있는 스프레드가 완성된다. 혼자 먹으면 또 얼마 먹지 못하고 남길 것 같아 만드는 김에 몇 개 더 만들어서 직장에 가져가려고 용기에 담았다. 많이 만든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께 식빵 반 개 씩 밖에 나눠드리지 못하지만 부디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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