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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이 극찬을 받는 이유

by R첨지 2020.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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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에는 개성 넘치고 재밌는 독점 타이틀이 풍부하다. 독점 타이틀의 양이나 질을 따진다면 SONY의 플레이스테이션도 만만치 않겠지만 콘솔 게임의 대표 주자인 두 회사가 지향하는 게임의 성격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이 화려한 그래픽과 몰입력 있는 연출, 그리고 스토리로 무장한 영화 같은 게임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반면, 닌텐도 진영에는 누구나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게임들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중에 경쾌하고 밝은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며 닌텐도 게임 중에 긴 호흡을 가지고 깊게 파고들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처 :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공식 홈페이지

 

 그 중에서도 닌텐도 스위치 독점 타이틀인“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은 2017년 3월에 발매되너 닌텐도 스위치의 초기 판매량을 견인했다고 평가 받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2017년 고티 1위를 받았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 받았으며, 평단의 극찬 뿐만 아니라 게이머들의 반응도 뜨거워서 현재까지 1860만장(나무위키 참조)을 팔아치웠다. 이정도면 닌텐도 스위치를 대표하는 최고의 인기 타이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야숨은 재앙이라 불리는 가논과의 전쟁에서 패한 하이랄 왕국의 용사 링크가 100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잠든 사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며, 가논의 힘을 억누르고 있는 젤다 공주를 구하고, 가논을 무찌르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오픈월드 형식의 게임이다. 정해진 순서나 진행방식에 관계없이 유저가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르를 가리킨다. 악의 세력을 무찌르고 세상을 구한다는 야숨의 주된 이야기는 단순하고 익숙한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부제처럼 야생의 하이랄 왕국을 오가는 링크의 모험은 단순하고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 정도로 깊게 파고들 재미 요소가 넘쳐나며 광범위하고 탄탄하다.

 

 하지만 이런 야숨의 게임성은 게임을 어느 정도 즐겨보지 않으면 모르는거고,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이 게임의 매력은 눈으로 보여지는 그래픽과 연출이다. 사실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카툰 렌더링 기법으로 만들어졌으며, 캐릭터와 배경, 등장하는 몬스터 등의 움직임이 부드럽고 깔끔하다.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하기 전, 그러니까 젤다를 이름 정도만 알았을 때, 어느 유투버가 이 게임이 기대된다며 트레일러 영상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때가 야숨과의 첫 대면(?)이었는데, ‘저 트레일러 대로 인게임 영상이 나온다면, 꼭 해보고 싶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하고, 야숨 국내 정식 발매에 맞춰 구매하고 플레이를 했을 때, 버벅거린다는 느낌이나 연출, 표현이 떨어진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서사에 녹아들게 하는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과 그래픽 덕분에 깊은 몰입감에 빠져 끊임없이 감탄하며 야숨을 즐겼다.

 

 두 번 째로 꼽을 수 있는 야숨의 매력은 세부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자유도이다. 오픈월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어야하는 모험의 자유와 ‘이런 것도 된다고?’라고 감탄하게 되는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야숨은 게임 속에 구현 된 모든 곳을 탐험할 수 있으며, 작은 사물이나 생명체와도 상호 작용을 주고 받는다. 가령, 절벽을 오를 때 비가 오면 미끄러지며 오르기 힘들어진다든지, 번개가 치는 날씨에 금속 무기를 착용하고 있으면 낙뢰를 맞아 죽는다든지, 초원에 불화살을 쏘면 일정 범위 안의 풀들이 불에 타며 상승기류를 만들어 페러세일을 탈 수 있게 된다든지 하는 것들은 수많은 리뷰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야숨을 처음 해보며 직접 경험하게 되면, 기발하면서도 작은 부분까지 게임 진행의 일부로 만든 제작진의 세심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야숨의 세 번 째 장점은 주인공 링크의 독특한 성장 방식에 있다. 야숨에서는 주인공 링크가 수 십, 수 백 마리의 몬스터를 사냥해도 레벨이 오르거나 능력치가 높아져서 강해진다거나 하지 않는다. 대신 퍼즐과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사당을 깨면 얻을 수 있는 징표로 생명력이나 전력질주, 암벽타기 등에 사용되는 기력 최대치를 늘릴 수는 있지만 그마저도 필드에서 돌아다니는 몬스터의 공격 한 번에 죽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성장이라고 보기엔 애매하다. 간혹 사당을 클리어 하거나 몬스터를 사냥하다보면 성능이 좋은 무기를 얻기도 하지만 내구도가 약하기에 무기나 방어구의 성능만 믿고 무작정 적에게 달려들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제약들이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덕분에 회피나 적의 공격을 튕겨내는 패링에 신경을 써야 하고 칼질 한 번, 화살 한 방에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휘두르는 무기와 화살만으로 공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게임 내에서 거의 링크의 신분증 및 네비게이션 등등의 기능을 하는 시커스톤에 담긴 마법을 이용할 수도 있으며, 지형 지물을 이용한 낙석, 낙뢰 유도 등의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사용해도 적들을 사냥할 수 있다. 

 

 물론 공격과 회피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지형 지물이나 시커스톤의 마법을 이용해 적들을 상대하려면 어느 정도 야숨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 정도의 노련함을 얻기 위해서는 수 차례 죽어나가야 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익숙해지면 자유자재로 적들을 상대하거나 모험을 즐기게 된다. 야숨의 이런 방식은 게임 속 주인공인 링크가 성장하는 게 아니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내가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이쯤 되면 게이머는 성취감을 맛보게 되고, 신규 지역을 탐험하거나 새로운 보스, 다수의 적들을 마주하게 됐을 때, ‘자, 이번엔 어떤 방법으로 여길 클리어해볼까나?’ 라는 마음이 들면서 게임을 통해 모험을 하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야숨과 유사한 장르의 게임들이 너도나도 자신들이 만든 게임 속에서 ‘모험을 즐겨라.’라고 광고하지만, 이제까지 플레이 해 본 게임 중에 야숨만큼 깊이 있고, 몰입감이 강하게 모험하는 기분을 선사해 준 게임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게 된다. 

 

 대략적인 야숨의 매력을 적어보기는 했으나, 그 밖에도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OST라든가 정해진 하나의 정답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깰 수 있는 사당의 수수께끼, 처음엔 힘들지만 시도할수록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절묘한 난이도 조절 등의 수 많은 특장점을 가진 것이 바로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이다. 다만, 여러 개의 버튼을 눌러서 다양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필요한 조작을 해야하는 게임을 어려워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유저라면 제 아무리 평가가 높고, 남들이 극찬을 하는 야숨이라 하더라도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깊이 있으면서도 다양한 재미 요소를 갖춘 게임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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