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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링피트 어드벤처로 즐기는 홈트레이닝

by R첨지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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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해야하는 학원 강사 일을 오래 하다보니 배가 점점 나오고 몸이 무거워졌다. 불규칙한 식사와 배달 위주의 고칼로리의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 때문이다. 그러나 ‘늦은 퇴근’후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허기를 달래기 위한 야식 섭취와, 늦은 시간에 먹을 만한 마땅한 식단이 없다는 이유로 선택하게 되는 기름진 메뉴들은 비만과 성인병으로 향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즐겨 입던 바지가 퉁퉁하게 살찐 하체를 힘겨워 하는 것을 보고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됐다. 식습관을 바꾸는 노력도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시작하기로 하고, 초반에는 열심히 걷거나 근처 학교 운동장을 달렸다. 나름대로 조사를 해보니 달리기와 걷기는 비용도 들지 않고, 효능도 뛰어난 운동이었다. 그래서 퇴근 후에 혼자 불꺼진 학교 운동장을 달리거나 집 주위를 산책했는데, 문제는 코로나19와 날씨였다. 코로나19는 밤 11시나 12시에 나가는 운동이라 인적이 드물었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운동을 시작한지 열흘도 되지 않아 시작된 장마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러다가는 코로나를 핑계로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 흐지부지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하지만 모처럼 굳은 결심으로 시작한 운동이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으면서 우천시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확실하게 살도 뺄 수 있으며, 비용도 적게 드는 대안이 필요했다. 마침 집에는 닌텐도 스위치가 있었고, 혼자서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거실도 갖추고 있었다. 이 모든 조건들을 종합해봤을 때, 나는 닌텐드 스위치 링피트 어드벤처를 구입해야했다.

주저 없이 구매했다.

 

 링피트 어드벤쳐는 닌텐도 스위치를 TV에 연결해서 두 개의 조이콘과 링 모양의 운동기구를 이용해 게임을 하며, 운동을 하는 타이틀이다. 닌텐도 스위치 독점 타이틀이기 때문에 닌텐도 스위치가 없으면 이 게임을 할 수 없다. 또한 휴대용으로 나온 닌텐도 스위치 Lite 버전에서도 이 게임은 이용할 수 없다. 사실 이 타이틀이 처음 발매 됐을 때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구매를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홈트레이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1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저걸 사야겠어!’ 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이어트를 위한 홈트레이닝을 위해 헬스장을 등록하거나 운동기구를 구매한 셈치고 주저 없이 살 수 있었다. 

 

 물론 구매 전에 관련 영상이나 후기들은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혹시라도 비싼 돈 주고 사서 열심히 따라했는데, 운동효과가 별로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영상과 리뷰를 조금 찾아보니 게임BJ부터 헬스 트레이너, 연예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후기가 자세히 나와 있었다. 대부분의 영상과 리뷰는 게임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가 예상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운동의 강도에 깜짝 놀라는 반응을 담고 있었다. 후기들을 확인해보니 더 이상 구입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인터넷 주문으로 링피트 어드벤처를 구입하고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그날부터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하늘이 도왔는지(?) 그 날부터 거의 매일 비가 쏟아졌다. 찔끔찔끔 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폭우 수준이었다. 자연스럽게 산책은 꿈도 못꾸게 됐으니, 집에서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동안 산책이나 가벼운 달리기로 기초 체력이 늘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링피트 어드벤처를 하며 사용하는 근육들은 광범위하고 다양해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링피트 어드벤처는 악한 힘을 가진 적을 상대하기 위해 운동과 근육을 키운다는 단순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모험이 펼쳐지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진행 방식을 가진 게임들은 대부분 초반에 기본적이고 제한적인 스킬만을 사용할 수 있다. 링피트 어드벤처에서도 초반에는 따라할수 있는 운동의 종류는 몇 가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캐릭터의 레벨이 올라가고, 모험할 수 있는 지역이 다양해지면서, 운동의 종류가 훨씬 다양해지고, 특성이나 방어구, 위급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건강쥬스를 모으기도 하는 등,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게임의 형식에 다양한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 운동과 게임이 결합한 특색에 어울리는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메뉴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운동은 거의 매일 했고, 몸이 피곤하거나 힘이 나질 않는 날에는 쉬어가기도 했다. 그래도 운동을 쉬는 날이 일주일에 3일 이상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음식도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은 가급적 피했다. 그래도 어쩌다 한 번 고기나 면요리를 먹고 싶은 날이면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 원 없이 먹고, 다음 날 운동의 양을 늘렸다. 그렇게 두 달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링피트 어드벤쳐로 홈트레이닝을 하면서 출석은 50회 정도를 했고, 캐릭터 레벨은 95가 넘었다. 체중 변화는 10레벨 당 1키로가 조금 안되게 빠진 것처럼 8키로를 감량했다. 내가 봤을 때는 체형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다이어트 했냐면서 살이 빠진 것을 금새 알아봤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좋아진 점이 있다면 하루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피로감을 덜 느끼게 됐다는 점이다. 몸이 가벼워진 것이 느껴지고, 처음엔 힘겹게 느껴지던 운동의 강도도 세 단계나 올린 상태로 하게 될 정도로 체력도 좋아졌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조각같은 멋짐 식스펙을 만들다겠다거나 근육질의 몸을 갖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 아니었다. 부족해진 체력을 키우고, 불어난 뱃살이나 좀 줄여보겠다고 시작한 운동이 조금씩 결식을 맺어가고 있는 중이라 요즘은 운동에 재미를 붙이며 즐기게 됐다. 물론 링피트 어드벤쳐를 통해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전문적이거나 체계적이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듯 부담없이 집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 타이틀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국내외로 장기화되면서 현대인들의 삶의 형태가 광범위하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보다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자연스럽고, 온라인 수업이나 비대면 강의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운동도 야외나 헬스장에서 하는 것보다 집에서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니 닌텐도 스위치를 대표하는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이나 마리오 오딧세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즐기고 나서 마땅히 즐길 게임이 없어 방치에 가까운 상태로 TV 옆에 자리 잡은 닌텐도 스위치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제한적인 이 시기에 재미있고 색다른 홈트레이닝을 즐기고 싶다면 링피트 어드벤쳐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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