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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애플워치가 있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

by R첨지 202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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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스마트 웨어러블인 ‘애플워치’가 세상에 처음 공개 됐을 때, ‘저걸 갖고 싶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애플이 또 신기하고 새로운 물건을 새롭게 출시했구나…’ 하는 정도였다. 처음엔 그랬었다. 그런데 얼마 후에 애플워치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게 된 계기가 있었다. 평소에 IT기기에 관심이 많아 IT블로거나 유투버의 컨텐츠를 즐겨보는 편인데, 애플워치가 출시되고 얼마 되지 않아, 내가 즐겨보는 유투버들이나 블로거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어느 날부터인가 그들의 손목에 ‘애플워치’가 채워져 있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애플워치에 대한 호기심은 ‘소유욕’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갖고 싶다는 마음이었지 몇 십만원을 호가하는 ‘인터넷 가능한 전자시계’에 불과한 애플워치 구입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혹시라도 주위 지인 중에 애플워치를 가지고 있어서 실물로 보게 되거나 직접 만져봤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구입 시기가 많이 앞당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4세대에서 5세대가 나올 때까지도 애플워치는 내게, 그냥 ‘언젠가 한 번쯤 가져보고 싶은 물건 목록’에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생각치도 못하게 애플워치 5세대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여자친구가 생일 선물로 큰 마음 먹고 사준 것인데, 어떻게 그걸 선물할 생각을 했냐는 물음에 여자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전에  한 번 들렸던 프리스비 매장에서 애플워치를바라보는 눈빛이 엄청 애틋해보였어.”

 

 데이트를 하다가 모처럼 프리스비에 들어갔었는데, 그 때 내가 애플워치를 바라보는 눈빛이 남달랐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왜 애플워치를 그토록 애틋하게 바라보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됐든 나는 여자친구의 센스 덕분에 몇 년 동안 그저 바라만 보던 애플워치를 가질 수 있었다. 커지는 코평수를 주체하지 못하며 언박싱을 한 게 엊그제 같다. 그리고 그 날부터 하루도 안 빼놓고 손목에 착용하고 사용한지 6개월이 지났다. 

지금도 애틋하다.

 

 

 애플워치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니 이 몇 십만원 짜리 스마트워치에 어떤 기능이 있고, 사양은 어떤 지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겠다. 본문에서는 이 비싼 스마트워치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반 년 넘게 사용해보니 어떤 점이 좋았었는지 소개하려고 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철저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취향이 다분히 반영된 포스팅이다.

 

1. 살이 빠진다.

 

 애플워치 주요 앱 중에는 세 개의 원으로 이뤄진 활동링이 있다. 24시간 동안 얼마나 움직였는지, 얼마나 서 있었는지,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에 따라 링이 완성되는 식인데, 이게 묘하게 게임의 일일 퀘스트 같은 느낌을 준다. 자정을 앞둔 밤 10시가 됐는데, 활동링이 완성되어 있지 않으면 오늘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을 완성하지 못한 것 같은 조바심이 들면서 전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밤산책을 하게 했다. 그뿐만 아니다. 전엔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어떻게든 편하게 앉아 있으려 했다면, 이제는 계속 돌아다니고 서서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5층 미만의 높이에서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으며, 보는 눈이 없을 땐 팔벌려 높이 뛰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아주 조금씩 활동링이 채워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정도다. 

 

 하루에 조금씩 더 움직여서 그깟 동그라미 완성하는게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활동링을 일주일동안 다 채우면 일주일 단위로 목표 소모 칼로리 수가 올라간다.(목표 상향은 선택 가능) 그러다보니 깨어 있는 동안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활동링을 채우기가 힘들어졌고, 자연스럽게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실천에 옮기게 됐다. 그 덕분에 필자는 애플워치를 사용하기 전보다 8키로 정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일주일에 네 다섯 번 달리기나 산책을 하면서 체력도 전보다 늘었다. 애플워치로 인해 살 빼야지, 운동해야지 결심만 하던 필자를 움직이게 동기부여를 해 준 셈이다. 뒤에서 애플워치에 대한 효용에 대한 내용을 더 기술하겠지만 앞에서 밝힌 장점만으로도 비싼 가격의 값어치를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사용자를 좀 더 부지런하고 건강하게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애플워치의 가장 큰 효용이 활동링을 통해 사용자를 좀 더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부여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애플워치를 손목에 차고 있어도 완성되지 않은 활동링을 확인하고 그런가보다 하며 방치하며, 움직이는 것을 여전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몇 십만원이나 하는 인터넷 가능한 전자시계로 시간만 확인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악세사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2. 조용하지만 확실한 알람

 

 자는 동안 몸에 뭔가를 걸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잠들기 전에 애플워치를 충전하고 자는 동안 손목에 차고 있으면, 아침에 소리 없는 기분 좋은 알람에 눈을 뜨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알람은 일어날 시간을 정하고, 해당 시간이 되면 손목을 톡톡 건드리는 것 같은 무음 진동 알람이 작동된다. 좀 더 시끄러운 소리로 아침 잠을 깨우는 알람이 아닌 소리 없는 알람이다. 일반적인 알람은 불쾌하다. 본인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위해 설정한 알람이긴해도 단잠을 깨우는 알람 소리는 분명 반가운 소리가 될 리 없기 때문이다. 듣기 좋은 소리나 음악으로 알람음을 설정해놔도 그 소리로 인해 편안한 잠자리를 떠나 직장과 학교로 향해야 하는 신호인 ‘알람’이 되는 순간 아침잠을 깨우는 불청객으로 전락하고 만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무음 알람이기 때문에 눈뜨자마자 알람 소리 때문에 짜증을 내지 않아도 되고, 혹시라도 같은 공간에서 자고 있는 누군가의 아침잠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 처음엔 손목을 톡톡 건드리는 느낌만으로 잠에서 깰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휴대폰 알람까지 이중으로 알람 준비를 했었지만, 애플워치 알람을 경험한 첫 날, 휴대폰 알람은 전부 없애버렸다. 애플워치의 진동 알람은 그 정도로 조용하고 확실하다.

 

3. 부재중 전화의 멸종

 

 이건 누군가에게 단점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업무 특성상 전화를 놓치면 안되는 일을 한다. 일하는 동안 전화를 많이 받기도 하고, 많이 걸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한 손으로 뭔가를 메모하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뭔가를 찾아가며 양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통화를 해야 할 때도 많다. 전에는 보통은 어깨와 귀를 밀착시킨 상태로 불편하게 전화를 받았는데, 그럴 때면 휴대폰의 두께를 경쟁적으로 줄여 온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얼마나 원망스러운지 모른다. 그나마 이어폰이나 에어팟을 사용하면서 그런 불편은 많이 줄었지만, 애플워치로 전화를 확인하고 수신과 발신을 하는 편의성을 따라잡을 순 없다. 전화가 오면 손목에 적당한 진동이 느껴진다. 그럼 손목을 슬쩍 비틀어서 발신자를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에어팟이나 애플워치를 터치해서 전화를 받으면 된다, 굳이 스마트폰이 근처에 있지 않아도 된다. 통화목록이나 시리를 이용해서 쉽게 전화를 걸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스마트폰이 없이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다니 이 얼마나 편리한 기술의 역설인가!


마치며...

 

 누군가에게는 스마트 워치가 사치스러운 물건쯤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사용해보기 전에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애플워치의 묵직한 가격도 그런 인식에 힘을 실어준다. 필자도 애플워치를 사용해보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지금도 스마트폰 편리하게 잘 쓰고 있는데 굳이?’ 하지만 지금은 애플워치를 사용하기 전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졌다.

 

 다른 스마트 워치는 사용해보지 않아서 아직 모르지만 애플워치를 한 번 사용해보면, 편리하고 멋지고 부드럽다. 앞에서 언급한 효용들이 아니더라도 시계줄, 그리고 시계 바탕화면 선택에 따라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훌륭한 액세서리의 기능, 착용하고 잠들면 할 수 있는 수면 측정, 카톡이나 페이스북 메시지, 문자 등의 손쉬운 알람 확인, 폰을 꺼내지 않고도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는 음악 듣기 등, 애플워치는 사용하기에 따라, 사용자에게 값어치 이상의 기능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다부지게 예쁘고 유용한 기기라고 생각한다.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고, 에어팟도 가지고 있는데, 스마트워치를 구매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면 애플워치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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