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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시인은 타고나야 할 수 있다.

by R첨지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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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아무 흥취나 감흥없는 말로 여기겠지만라는 명칭은 나위없이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간결하게 글자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받침이 없어 발음할 깔끔하게 발음할 있는 것도 좋다. 더울 시원하고, 서늘할 따뜻한 느낌이랄까? 마치 별다른 꾸밈 없이도 청초하고 깔끔한 모습이 수수한 매력으로 느껴지는 사람을 만난 같다. 

 

 지금은 시를 좋아하지만 사실 어릴 시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 알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국어나 문학 시간에 배우는 작품들을 공부하면서도 도대체 왜 이런 걸 배워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정도로 시는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갈래였다. 그러나 40 넘게 온갖 달고 인생의 순간을 겪으면서 살다보니, 시를 읽다가 가슴을 찡하고 울리는 순간들이 잦아진다. 어릴 이해도 안 가고 공감도 안 가던 시 속의 감정들이 이제는 어떤 건지 알게 됐기 때문이겠지? 아무튼 그렇게 시를 읽으며 감동을 할 때마다 좋은 시를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새삼 감탄하게 된다. 

 

 아무리 순수하고도 애절하고, 아름다운 감정을 가슴 속에 가지고 있다고한들 그것을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지 않으면 혼자만 잠시 느끼고 뿐이지만,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예쁜 말들로 다듬고 다듬어 표현해내면, 그것이 편의 시가 되는 것인데, 시인들은 그것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사람들이니 눈에는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렇게 완성된 시가 읽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읽는 사람의 정서나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면, 그건 명작이라고 만하다. 기준과 취향에서 읽을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시는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 백석>, < 바람벽이 있어 - 백석>, <멸치 - 김기택>, <어느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쉽게 쓰여진 - 윤동주> 등이 있다. 이런 시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시를 쓰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들, 어렴풋하게라도 흉내내는 것을 엄두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인은 아무나 될 수 없다. 내 감정을 정제 된 말로 표현해 낼 수 있는 감수성과 감각...그런 것도 일종의 재능이기에 시인은 타고나야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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